제주 SJA 국제학교 2년 후기 그리고 전학

한달살기와 국제학교 견학

가족과 함께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했던 때가 떠오른다. 마지막 주쯤, 대정읍 근처를 지나가게 되어 잠시 주차를 하고 학교를 둘러봤다. 사실 그 학교에 꽤나 관심이 있었던 터라, 주위를 둘러보며 탐색하던 중이었다.

그때 브랭섬 교복을 입고 썬글라스를 쓴 여학생을 만났다. 그녀에게 형제 관계, 학교 만족도, 학비, 부모 직업 등 여러 가지를 물어봤다. 그렇게 긴 대화를 나누고 돌아가던 길에, 갑자기 야구공 하나가 내 앞을 지나 담장을 넘어 굴러왔다. 그 후로 제주 한달살기가 끝나고 일상을 돌아갔지만, 그 야구공이 계속 떠올랐다.

이후, 여러 가지를 검색해 보며 강남 조선호텔에서 열린 브랭섬의 입학 설명회에 참석했고, 자리가 없다라는 말을 듣고는 교장 선생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입학을 꿈꾸던 중, ‘SJA’ 라는 AP 미국 학교, 그리고 새로생긴 학교라는 점이 눈에 띄어 인터뷰를 신청했고,

우연히, 우리회사의 인턴 학생이 여기 학교 출신이였고, 싱가폴의 NUS 경영학부에 합격했다는 입결 소식도 맘을 많이 움직였었다. ( 심지어 출장가서 NUS를 직접 투어도 해었다. 극성인가?)

그리고 첫째 아이는 그 인터뷰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30일도 채 되지 않아 전세집을 알아보고, 급히 제주로 내려갔던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2년이 흘렀다.

새로운 시작, 제주 국제학교 첫날

제주에서 첫날, 아들과 와이프와 함께 학교를 둘러봤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아름다운 산방산 뷰를 바라보며, 카페트가 깔린 교실과 넓고 깨끗한 운동장, 수영장, 그리고 그보다 더 넓어 보이는 카페테리아가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교육 환경이 아닐까 싶었다.

담임 선생님들은 모두 미국 본토에서 오신 분들이었고, 발음도 깔끔하며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고 있었다. 내가 다녔던 공교육 시스템과 비교해, 이 학교는 더 체계적이고 잘 갖춰진 교육 시스템을 자랑하고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학비는 약 3400만원 정도였으며, 첫 입학비용을 제외하고 매년 발생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비용과 현실

이후, 제주도 국제학교에 다니면서 추가적인 비용들이 발생했다.

비행기를 자주 타게 되니 교통비도 적지 않았고,과외, 수학 학원, 수영, ASA(After School Activity) 등의 비용이 별도로 발생했다. 또한, 학교에서의 학교시설 제한이 있었고, 나는 처음에 학교에선 언제든지 (예를 들어 주말이나 연휴) 수영 및 학교시설을 이용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또한, 제주도 국제학교에 대해 가성비가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들었다. 내가 돈이 수백억 있다면 문제 없겠지만, 한국 학생들이 많다 보니 쉬는 시간에는 한글로 대화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이에 비해 말레이시아의 국제학교들은 비슷한 가격에 외국인 비율이 높고,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도 영어로 대화하는 환경이 더 좋다고들 하더군요.

싱가폴과도 가깝고 좀 더 글로벌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말레이시아의 국제학교에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소문으로 무성하던 엄마들의 빡샘도 많이 느꼈다.

말레이시아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의 학교들에 대해 알아보며, 2년 후에는 가족과 함께 말레이시아로 이주하려는 결정을 내렸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너무 오래 살았고, 또 일도 자유로워 아이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다. 게다가,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와 가까워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데에도 많은 이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과천에 있는 WCA 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정비를 좀 하고, 이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로 이주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그렇게, 첫째 아이는 WCA 에서 2년 정도 더 보내며 교육을 받기로 했다. (영국 임페리얼 대학 합격생도 배출했다고 한다)

시설은 적지만 AP교육과정과 미션스쿨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동네에서 가깝고 사무실하고도 가까운점, 중국어를 영어로 가르킨다는 점등이 맘에 들어서 선정하게 되었다.

전학갈 학교에서 요구한 추천서, 성적표. 맵 테스트까지 완료했다.